소집해제
지난 2004년 4월 6일부터 시작된 공익근무요원으로써의 군복무생활이
2006년 6월 5일을 끝으로 어느덧 26개월의 복무기간을 만료하고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는 대한민국에 건장한 청년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 26개월여의 시간은
제가 그동안 살아온 26여년의 세월에 감히 비할 수 있을만큼
아니 어쩌면, 제 인생에 있어 한 획을 긋는것을 넘어서
몇 가지 작품을 만들어낸 그런 의미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곳에 와서 처음 1년간 주간보호센터에서 있으면서
인생의 끝에서 고통받는 어르신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1년여간 어린이집과 열린학교를 오가며 보내고 나니
세살짜리 어린 아이부터 여든살 어르신까지,
짧은 시간이나마 마치 인생을 몇번 산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인생을 다시 돌아보며 많은것을 배울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곳에 오기전까지 막연히 뜬구름만 잡아보던
사회복지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또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배웠습니다.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좋았던 기억만 떠오르고, 왜 그때 좀더 열심히 잘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걸보니, 그래도 제 나름대로 정이 많이 들었나 봅니다.
'생자필멸 회자정리'
떠나야할 때를 알고 떠나는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지금이 그 때인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잠시 떠납니다.
어떤 모습으로든 다시 만날때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고,
자신의 자리에서 지금처럼 항상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겠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소집해제 축하(?) 송별회 인사말 중에서... -